기아가 2026년 1분기(1~3월) 판매와 매출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으나, 미국의 수입 완성차 관세 부과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급감했다.
기아
기아는 24일 1분기 경영실적(IFRS 연결기준)을 공시했다. 도매 기준 글로벌 판매는 77만97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매출액은 29조5019억원으로 5.3% 늘어 전체 분기 통틀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2051억원으로 26.7% 줄었으며, 영업이익률도 3.2%포인트 하락한 7.5%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감소는 외부 변수가 집중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1분기에만 관세 관련 추가 비용으로 7550억원이 발생했고, 북미·유럽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 1분기 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가 수익성을 동시에 압박했다. 매출원가율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에도 관세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포인트 오른 80.3%를 기록했으며, 관세 영향을 제외하면 77.8% 수준이었다. 판매관리비율 역시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비 증가로 1.2%포인트 높아진 12.2%를 나타냈다.
지역별 판매를 보면,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집행 효과로 EV3, EV5, PV5 등 전기차 중심 수요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한 14만1513대를 기록했다. 해외는 미국·이란 갈등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아중동 지역 판매가 줄었으나, 타 지역으로의 적극적인 판매 전환과 북미 하이브리드·유럽 전기차 중심 공략으로 전년 동기 수준인 63만8228대를 유지했다. 글로벌 산업수요가 7.2% 감소한 상황에서도 현지 소매 판매가 3.7% 늘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소매 기준)은 0.5%포인트 상승한 4.1%를 기록했다. 기아의 글로벌 점유율이 4%를 웃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환경차 부문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3.1% 늘어난 23만2000대로, 하이브리드(HEV) 13만8000대(+32.1%), 전기차(EV) 8만6000대(+54.1%)였다(소매 기준).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9.7%로, 전년 동기(23.1%)보다 6.6%포인트 높아졌다. 국내 친환경차 비중은 59.3%, 서유럽은 52.4%로 절반을 넘어섰고 미국도 23.0%로 상승했다.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시장 경쟁 심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믹스 개선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고수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카니발 판매를 늘리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유럽에서는 EV2부터 EV5까지 볼륨 전기차 풀 라인업을 앞세워 현지 리더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EV4, EV5, PV5 판매 확대와 셀토스 하이브리드 출시 등 친환경차 중심 전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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